우리 술 마리아주
술술 Talk
우리술 마리아주. 문어숙회와 막회에 어울리는 우리술
2018-04-22

 

요즘같이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때면 이 곳이 생각난다. 물회와 막회, 과메기로 유명한 충무로의 ‘영덕회식당’. 충무로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잡은 이 곳은 장기 단골이 정말 많다. 10년차 단골은 명함도 못 내민다. 이 곳의 메뉴는 단촐하다. 물회밥과 막회, 문어, 과메기가 끝. 메뉴의 수가 적지만 각각의 메뉴가 높은 퀄리티의 맛을 자랑한다.

 

재료는 최상급으로 선별된 재료를 쓴다. 물회나 막회에 들어가는 청어와 가자미는 동해, 포항 등지에서 공수해온다. 문어는 강원도 산이며 20~22kg짜리를 들여온다. 절대로 냉동을 쓰지 않는 것이 이 집의 철칙이다.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에서 오며, 1월까지 말린 과메기를 진공 포장으로 들여와 1년 내내 판매한다. 손으로 쭉쭉 찢은 과메기를 기장 미역과 두툼한 다시마 등을 곁들여 내는데 구수한 손 맛이 그대로 담겨 쫀득쫀득하고 고소하다.

 

 

 

메뉴에 화룡점정 역할을 하는 건 특제 양념. 직접 담근 고추장에 막걸리 식초, 통깨, 다진 파 등 갖은 양념이 들어가는데 불타는 듯한 빨간색이 일품이다. 일명 마성의 양념으로 불리며 만능 양념이기도 하다. 막회, 과메기에 모두 이 양념이 쓰이는데, 그야말로 술을 부르는 맛이다.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은 때 가게 앞 야외 테이블에 자리잡고 물회, 막회에 술 한잔 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여기에 함께하는 술은? 아무래도 판매하는 술이 소주, 맥주 등으로 한정적이라 최선의 선택은 소맥이다. 하지만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에 좋은 우리 술을 곁들이면 정말 꿀맛이지 않을까? 영덕회식당으로 달려가 음식을 포장해와서 펼쳐놓고 술을 하나씩 매칭해보았다.

 

 

시작은 문어숙회. 야들야들한 식감의 문어가 참기름 장을 만나 입안에서 즐겁게 춤을 춘다. 문어의 맛과 풍미를 헤치지 않고 부드럽게 어우러질 만한 술을 찾는 것이 관건. 산뜻한 맛의 막걸리나 묵직하지 않는 약·청주 계열이 적합해 보였다. 부재료로 약재 등이 들어가서 개성이 뚜렷한 술은 배제하고 쌀 베이스로 만든 술 중에서 화이트 와인 같은 산뜻한 풍미를 자아내는 술을 찾아보았다.

 

 

고른 술은 인천 송도향전통주조의 삼양춘. 삼양춘은 조선시대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소수 양반가에서만 빚어서 마셨던 삼양주(三釀酒)를 젊은 세대 취향에 맞게 복원한 술. 삼양춘의 ‘삼양(三釀)’은 세 번 빚는다는 의미. 여기에 ‘술은 겨울에 빚어 봄에 마셔야 맛있다’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에서 ‘춘(春)’을 더했다.

 

알코올 도수 15도의 삼양춘 약주는 과실 향이 풍부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우며, 첫 맛은 달콤하고 끝 맛은 알싸하고 쌉쌀하다. 문어에 부드러운 과실의 풍미가 더해지며, 함께 씹을수록 입안에서 감칠맛이 맴돈다. 바디감이 무겁지 않고 산뜻해 문어의 맛을 헤치지 않고 서로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다음은 막회. 무와 양파 채 위에 청어와 가자미 회가 듬뿍 올려 나온다. 접시 한쪽에 올려진 쑥갓과 채친 배, 오이채, 고추, 쪽파를 골고루 섞어 양념장과 함께 쓱쓱 비벼 먹으면 된다. 싱싱한 회와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맛과 풍미를 가진 채소들이 칼칼한 양념을 만나 춤추듯 어우러진다. 여기엔 매운맛을 상쇄시켜주고 회와 채소의 싱그러움을 살려줄 수 있는 막걸리를 곁들여보자.

 

 

추천하는 막걸리는 경남 남해의 다랭이팜 생 막걸리. 주 재료는 유기농 현미와 토종앉은뱅이 밀 누룩 그리고 지하 암반수. 전통 방식으로 제조되며 1일 400병 한정 생산된다. 알코올 도수 6도. 합성감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으며, 자연 그대로의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남해 바다의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어 해산물과 함께 마시기 좋은 막걸리로 막회에 곁들여 먹기 딱! 이다.

 

다가오는 주말 가족 또는 지인들과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면 문어숙회, 막회에 맛있는 우리술은 어떨까?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 술이 함께하는 자리는 언제나 즐겁고 웃음이 가득하다.

 

▶ 영덕회식당
물회, 막회 전문점. 영업시간 12:00~22:00 공휴일 휴무.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4가 56-3, 전화번호 02-2267-0942

▶ 메뉴 : 물회밥 8,000원, 막회(중) 22,000원, 문어 23,000원
▶ 오늘의 술 : 소주 3,000원, 맥주 4,000원

 

 

 

 

 

 

 

 

글. 대동여주도 컨텐츠 제작자 이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