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칼럼
술술 Talk
디지털로 만든 술
2018-08-10

 

“술은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IT와는 관계가 없다” 주류 업계에 있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그렇다. 술과 IT는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BC 1만년 석기시대 말부터 발효된 음료로 시작된 술은 인류의 역사화 함께 한 원초적인 먹거리로, 문명과 과학의 산물인 정보기술(IT)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술은 사람이 만들지만, IT는 더 좋은 술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미 술 제조와 관리, 유통, 판매까지 IT가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맥주 양조장과 와이너리에서는 IT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반복되는 술 제조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좋은 술을 만드는데 활용한다. 예를 들면 센서로 술의 발효 상태를 확인하고, 온도, 날씨, 습도 등 데이터도 취합해 제조방법을 개선할 수 있다.

 

수치화된 제조방법은 맛의 품질을 좀 더 평균화 시킬 수 있다. 센서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발효 상황을 상시로 확인하면, 매번 양조장에서 제조과정을 확인해야 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큰 규모의 양조장은 인력과 비용도 그만큼 절감할 수 있다.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서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와 자동화된 제조시설을 구축하면, 이론 상으로 무인 양조장도 가능하다. 물론 원재료를 공급하고, 완성된 술울 출하 하는데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만, 상당부분 기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벨몬트에 있는 맥주 양조장 알파에시드(alphaacid)는 맥주 제조에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양조장은 맥주 제조를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하기 위해 맥주 발효탱크에 센서를 부착해, 이산화탄소 농도, 내부 온도와 압력 등을 수집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로 맥주가 얼마나 발효됐는지,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 누적된 정보는 다음 맥주를 만들 때 활용된다.

제조와 관련된 함수를 조절해 원하는 맥주를 만드는데 적용할 수 있다.

 

알파에시드 양조장에 구축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시스템 구조

 

사물인터넷이나 클라우드, 센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소규모 양조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꼭 고도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양조장 내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부분만 바꿔도 제조와 판매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쉽게는 술 제조와 관련된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제조에 반영할 수 있다. 제조에 필요한 원료와 배합 비율, 온도, 숙성 기간 등을 취합해서 수치로 기록하는 것만으로, 다음 양조를 하는데 참고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술이 많이 판매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온라인 판매 경우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판매 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을 개선하거나, 신제품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

국내 대부분 양조장은 정보기술 도입에 예산과 인력의 한계로 정보기술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전통적인 방법과 숙련도가 양조에 핵심으로 작용했다. 물론 양조에서 이런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이미 해외 양조장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양조 방법에 IT가 적용된다면, 더 좋은 술을 만드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형근 NK이코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