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양조장
산사원(배상면주가)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화현리 512
주종 : 탁주 약주청주 증류주
전화 : 031-531-9300
http://www.sansawon.co.kr

포천에 이동갈비만 먹으러 가시나요?
산사춘 익어가는 포천 산사원 양조장에 들러보세요~

투명한 병에 담긴 옅은 갈색 빛깔의 액체를 잔에 따르면 산사 향이 은은히 퍼진다. 입 안 가득 달콤한 향이 퍼지는 동안 쓰고 역한 기운이라곤 하나 없고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간다. 맥주, 소주처럼 싸다는 이유로 막 사 먹는 술을 제외하면 산사춘처럼 단일 브랜드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참 인기 있을 때는 수백억씩 매출을 기록하며 배상면주가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그 인기는 사그라질 줄 모르고 있다.





500개 항아리가 뿜어내는 술기운이 가득

이런 산사춘의 역사와 발원을 한눈에 감상하고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서울에서 가까운 포천에 있다.
포천과 가평의 경계를 이루는 운악산 기슭에 자리 잡은 산사원은 배상면주가 배영호 대표가 1996년 건립한 곳으로 농림부가 2014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실제로 술을 발효시키는 엄청난 수의 항아리와 한국 술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 함께 있어 설립 이후 포천과 가평을 찾은 많은 관광객에게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박물관과 산사정원 두 부분으로 나뉜 이곳은 정원부터를 들러보는 게 좋다.
박물관에는 시음장과 판매장이 함께 마련되어 있어 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탓이다.
두 손 가득 뭔가를 들고 구경을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4,000평 규모의 정원은 술을 익히는 항아리가 모여 있는 '세월랑'과 포석정처럼 물에 잔을 띄워 술을 마실 수 있는 '유상곡수', 산사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각종 모임과 연회를 펼칠 수 있는 '우곡루', 실제 머물 수 있는 고택인 '자성재', 그리고 근대 양조장의 모습을 구현해 놓은 '부안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월랑은 500여 개의 항아리에서 술이 익어가며 내는 향이 멀리서부터 진동한다. 전통방식으로 만든 항아리는 오래 술을 익히면 술이 모두 날아가 버려 유약을 발라뒀다. 그럼에도 항아리 표면에 점점이 흘러나온 흰색 땀으로 이곳이 진짜로 술을 익히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항아리 사이로 나 있는 견학로를 따라 걸으려니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적잖이 당황케 된다. 동작인식 스피커에서는 이곳의 유례와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흘러나온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배영호 대표다. 사실 박물관에서 사용하는 안내 음성 역시 그의 목소리다. 방송반 출신인 배 대표의 목소리는 프로 아나운서라 해도 믿을 만큼 부드러우면서 중후하고 선명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나무와 기와로 멋을 낸 지붕 아래 구역을 구분하는 글귀 역시 배 대표의 솜씨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에 걸린 시 중에는 그의 작품도 상당수다. 술을 만드는 사람은 문(文)과 예(藝)에 능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이런 재미난 사실 외에도 주목할 점은 또 있다. 항아리를 그저 쭉 늘어놓은 것 같은 세월랑의 설계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다. 이곳은 자연의 힘을 술 익히는 데 사용한다. 세월랑은 가운데 터를 지붕이 없이 하늘이 보이게 열어두어 덥혀진 공기가 지붕으로 덥힌 구역의 찬 공기와 대류를 일으켜 항아리 주변 공기를 차게 만든다.





"우곡루에 올라 산사정원을 바라보면 '세월랑'과 그 너머 펼쳐진
산등성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

본래 배산임수를 따르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앞에 물을 두지 못했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우곡루 앞마당에 세 그루의 나무를 내천(川)자 모양으로 심어 풍수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통주 문화 복원이 목표. 박물관은 한국 전통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과 함께 가양주 빚기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뿌리째 흔들린 가양주 문화는 근대화, 산업화란 미명하에 우리의 것을 소홀히 대하는 문화에 희생당했다.





산사원의 가양주 교실은 그 옛날 명가명주의 문화처럼,

술을 빚는 이와 마시는 이가 소통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문화를 추구한다. 산사원의 가양주 교실은 그 옛날 명가명주의 문화처럼, 술을 빚는 이와 마시는 이가 소통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문화를 추구한다. 단순히 술 빚는 방법뿐만 아니라 가양주와 우리 문화, 우리 술의 역사, 전통주의 특징, 가양주와 세시풍속 등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탁주와 약주 빚기, 과실주 빚기 교실이 운영 중이며, 빚은 술은 가지고 갈 수 있다.


산사원이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배상면주가의 명주들... 산사원에 들렸으면 술박물관 지하에 마련된 시음장을 꼭 들러봐야 한다. 배상면주가가 선보인 술을 모두 맛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대형 판매장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오매락 퍽토기'와 '아락' 등이 대거 준비되어 있다.







아락은 나주의 특산품인 배와 쌀을 증류하여 만든 증류주로 도수가 17도에 이르고 과실과 곡물의 풍미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사과와 감을 재료로 한 알코올 도수 25도짜리 아락도 출시되었다.


오매락 퍽토기는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500mL 술병을 토기로 완전히 감싸서, 술을 마시려면 함께 동봉된 퍽토기용 망치로 흙 토기를 깨뜨려야 한다.
도수는 자그마치 40도. 고급 포도주를 증류한 프랑스 산 오드비(Eau-de-vie) 원액과 청매실을 사용해 만든 증류주다.
토기를 깨는 것은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축하할 일이 있는 자리나 명절 선물로 인기가 많다. 깨는 재미가 쏠쏠한 토기는 술의 향이 날아가는 것을 막고 햇빛을 차단해 좋은 환경에서 술이 익도록 돕는 기능까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