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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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영의 한국 와인 이야기 #3] 달콤한 여포의 꿈
2019-11-08

 

우리가 즐겨 먹거나 마시는 포도와 와인 중 ‘머스캣’, ‘모스카토’, ‘뮈스카’ 같은 이름이 들어간 걸 종종 볼 수 있다. 연둣빛이나 노란빛을 띤 이 포도는 유난히 달콤해서 많은 이들이 좋아한다. 오늘 소개할 와인도 이런 포도 중 하나인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Muscat of Alexandira)로 만든 스위트 화이트 와인이다.

 

유럽, 북미와 남미, 호주, 아프리카 등 전세계 곳곳에서 자라는 이 포도가 충청북도 영동에서도 재배된다. 여포와인농장(yeopowine.kr)의 여인성 대표가 50여 종의 품종을 시험 재배하며 연구한 끝에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와인으로 인기를 끌었고, 여러 와인 대회에서 상까지 받았다.

 

‘여포의 꿈’이라는 이름의 이 와인에서는 포도, 살구, 레몬 등의 향이 풍부하게 피어오른다. 입에 머금으면 포도 맛 알사탕처럼 발랄한 기운이 넘치고, 복숭아 통조림을 땄을 때 같은 농축된 달콤함이 연상되기도 한다.

 

차갑게 해서 마시면 아주 시원하고 달콤하며, 고추장으로 양념한 매콤한 요리에 곁들였을 때 가장 맛있다. 떡볶이를 즐겨 먹는 사람, 매콤한 야식에 술 곁들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 이탈리아 모스카토 다스티 애호가라면 아마도 입맛에 잘 맞을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스위트 화이트 와인 ‘여포의 꿈’
1. 아직 레드 와인은 너무 떫고 쓰다고 느끼는 사람
2.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역시 낯선 사람
3. 떡볶이, 라볶이, 낙지볶음, 순대볶음 같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
4. 혼술족이라 와인 한 병을 사는 건 조금 부담되는 사람(스탠더드 사이즈인 750 ml, 하프 보틀인 375ml 두 가지로 출시된다)
5. 누군가에게 와인을 선물하고 싶어서 여러 대회에서 수상한 와인을 찾고 있는 사람(2017 우리술 품평회 과실주 부문 최우수상, 2017 대한민국 와인대상 대상, 2015 우리술 품평회 우수상 등)

 

 

만약 여포 와인 농장의 다른 와인도 궁금하다면 ‘초선의 꿈’을 마셔보자. 델라웨어 포도로 만든 로제 스위트 와인이다. 여인성 대표의 지인이 델라웨어 포도를 재배하다 폐원하게 됐는데, 곰팡이 끼고 말라버린 채로 남아 있는 포도들이 아까워서 와인을 만들어 본 것이 이 와인의 탄생 배경이다. 본격적으로 델라웨어를 연구하고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를 블렌딩해 로제 와인을 출시했는데 대상도 받고 주변 반응도 뜨거웠다.

 

곰팡이가 달 붙고 수분이 날아가면서 당도가 응축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방식은 유럽 정통의 스위트 와인 제조 비법에 속한다. 프랑스에서 귀부(貴腐), 즉 ‘귀하게 부패했다’는 뜻으로 노블 롯(noble rot)이라고 부르는 것이나, 이탈리아에서 포도를 건조시켜 와인을 만드는 파시토(Passito) 방식이 이 범주에 해당된다.

‘초선의 꿈’은 투명한 오미자 색을 띠고 사과 향, 레몬 향, 장미 향 등이 묻어난다. 달콤새콤 맛이 좋고 색깔도 예뻐서 부드럽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이룬다. 기념일을 맞이한 커플에게 특히 어울리는 와인이랄까.

 

두 와인의 이름이 각각 ‘여포의 꿈’, ‘초선의 꿈’인 이유도 재미있다. 여인성 대표의 별명이 ‘여포’라서 함께 와인을 만드는 아내 김민제 대표의 별명은 ‘초선’이 됐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만드는 와인이라 각각 여포의 꿈, 초선의 꿈이 됐다고.

여포와인농장의 와인들은 네이버 스토어를 비롯한 온라인 몰과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늦가을 여행으로 직접 농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 와이너리를 둘러본 뒤 대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물론, 예약이 필수다.

 

 

여포와인농장

주소 충청북도 영동군 양강면 유점리 283
전화번호 043-744-7702
홈페이지 www.yeopowine.kr

 

 

 

 

 

 

 

 

여행작가 나보영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글을 쓰고 사진도 찍는 여행작가다.

책도 쓰고 연재도 하고 방송과 토크 콘서트도 한다.

특히 와인 여행이 전문분야이며, 한국 와이너리 탐방에도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