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칼럼
술술 Talk
[이대형박사의 우리술 이야기] 2020 종량세, 전통주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20-01-10

 

 

2020년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주류에 있어 큰 변화가 있는 해이다. 52년간 변하지 않던 세금 체계가 변하는 것이다. 1972년(1968년에 주정, 탁주, 약주를 제외하고 전환) 이후 유지되던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을 하는 것이다. 종가세는 제품을 출고하는 시점의 주류 가격, 또는 주류 수입업자가 수입 신고하는 시점의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종량세는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올해 종량세 대상은 맥주와 막걸리이다.

 

 

주류의 종류와 세율 변경 이력 / 출처 – 국세청

 

 

 

 

종가세, 종량세 적용시 주세 교육세 부담액 / 출처 – 국세청

 

 

 

종량세 전환을 가장 환영을 하는 곳은 맥주업계이다. 물론 모든 맥주 업체가 환영을 하기보다는 국내 소규모 맥주 회사들이 환영을 한다. 종가세 아래에서는 국내 제조맥주의 경우 제조원가, 판매관리비, 매출이익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으로 계산된다.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가액과 관세만 포함된 수입신고 시점의 가격이 과세표준이 된다. 맥주 수입업자는 판매관리비, 매출이익 등이 과세표준에서 빠졌기에 가격 인하 여력을 생겨 ‘1만원에 4캔’이 가능했다.

 

이러한 문제로 소규모 맥주 제조사는 이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며 “국산 맥주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국산 제조맥주나 수입맥주 모두 출고량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면, 이런 역차별 논란이 줄어들 것이다.

 

 

국산과 수입 주류의 과세표준 비교 / 출처 –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종량세에 따른 맥주 용기의 가격 차이도 있다. 최대 수혜자는 캔 맥주다. 기존 종가세 과세 시 1,121원이었던 국산 캔맥주 주세는 종량세 전환 시 830원으로 291원 내려간다. 교육세·부가가치세(VAT) 등을 포함한 총 세 부담액은 1,343원으로 기존(1,758원) 대비 415원 낮아진다. 반면 생맥주의 경우 종량세 전환에 따라 출고 가격이 올라간다. 생맥주는 유통 용기를 재활용해 쓰므로 용기 제조비용이 적어 과세 기준이 되던 가격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량세 전환에 따라 캔·병맥주 등 다른 유형의 맥주와 같은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국세청은 향후 2년간 생맥주의 주세를 20%만큼 경감해주기로 했다.

 

종가세 종량세에서의 맥주 용기별 세금 부담 / 출처 – 국세청

 

 

업체들만 종량세의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고품질 재료를 사용하는 국산 소규모맥주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생김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제품들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수 있다. 그에 따른 대형 맥주회사들의 마케팅이나 신제품 개발 등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따라 맥주 시장은 변화가 많을 것이다.

 

이번 종량세 전환의 다른 하나인 막걸리도 맥주와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프리미엄 막걸리의 출시가 많았었다. 하지만 종가세하에서는 국산 원료를 사용하다 보니 제조원가가 높아 세금도 높았다. 하지만 종량세를 채택함으로써 41.7원/ℓ의 주세가 동일하게 부여되어 일반 막걸리보다 프리미엄 막걸리는 가격 인하 효과를 가지게 되었다.

 

 

프리미엄 막걸리들 / 출처 -대동여주도

 

 

이러한 가격 인하 효과로 올해는 고급 막걸리가 많이 출시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고급 막걸리를 마시는 소비층과 일반 막걸리를 마시는 소비층이 분리되어 있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의 확대로 이루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반면, 종량세에 따른 전체 주종간의 피해 우려도 있다. 종량세의 혜택을 받는 소규모 맥주의 경우 벌써부터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이 한창이다. 종량세로 전환된 맥주의 소비가 증가된다면 소주 시장을 잠식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증류주는 이번 종량세 개편에서는 제외되었다. 희석식 소주 업계에서의 종량세 전환으로의 반대가 있기 때문이다. 전통주 역시 막걸리와 함께 젊은 층의 관심이 막걸리에서 맥주로 넘어갈 위험성이 많다. 장기적으로 맥주의 종량세 전환이 주종간의 경쟁으로 발전해서 가장 마케팅 자본이 부족한 막걸리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맥주 팝업스토어 등을 여는 등 소규모 맥주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예상 / 출처 – 업체홈페이지

 

 

종량세 전환된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 최소 올 일 년 정도는 종량세 전환에 따른 시장 흐름을 봐야 할 것이다. 각 주종별로 올해 일 년은 새로운 주세에 따른 혼란이 있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우리 막걸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특히, 일반 막걸리들은 이번 종량세의 혜택이 크지 않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맥주의 마케팅에 의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일반 막걸리 업체도 기존의 막걸리와는 다른 고급 원료와 제조방법을 통해 막걸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도 필요하다. 올해 종량세 전환에 따른 우리 전통주와 막걸리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올 2020년은 막걸리의 미래가 안개 속에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글: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전통주갤러리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