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Talk
제주만의 맛과 이야기 품은 제주 양조장 4
2020-07-24

제주만의 맛과 이야기품은

제주 양조장 4

 

 

 

“이제 곧 끝이 나지 않겠어?” 매번 거는 기대가 아침 뉴스 앵커의 목소리와 함께 사그라지고 마는 날들이 반복된다. 어떤 이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국경 넘어 자유롭게 여행 하던, 글로벌 유목민의 시대는 이제 끝이 난 것이 아니겠냐는 황망한 미래를 예견하기도 한다. 이런 날들에, 야자수 늘어선 이국의 풍광을 가진 검고 푸른 섬 제주는 우리에게 얼마나 큰 다행이며 시대의 위로인 것인가! 거기에 바다 어귀 마을과 산 중턱에 이곳 제주만의 이야기와 맛을 품고 하나 둘씩 늘어나는 제주 양조장들은 육지 술꾼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하다.

 

 

 

산듸가 선물한 명성. ‘술도가 제주바당’

 

 

<술도가 제주바당 전경>

 

 

제주 동쪽 작은 마을 종달리는 묘한 신비감을 품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익히 들어 보았을 소심한 책방과 불쑥 지갑을 열게 만드는 예쁨 가득한 공방 ‘도예시선’, 당근 주스가 맛있는 카페 ‘바다는 안 보여요’가 술도가 제주바당의 이웃이다.

 

퇴역한 직업군인 남편과 술 솜씨, 음식 솜씨 좋은 아내가 본가가 있는 제주로 내려와 양조장을 차리고 제주 밭쌀 산듸와 누룩, 심층 해양수만으로 쌀술을 빚는다. 육지에서는 그런 법이 없더니 이상하게 산듸로 술만 빚으면 새콤한 술이 된다던 이집의 술 ‘맑은 바당(약주)’은 2015년,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주류 박람회에서 깐깐한 소믈리에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화이트 와인처럼 풍부한 산미와 과실 향이 넘실대는 술’로 명성을 얻었다.

 

 

 

 

<술도가 제주바당 – 맑은 바당>

 

 

항상 양조장이 열려 있지는 않지만 미리 예약을 하면 양조장 한편의 체험관에서 술 빚기와 시음이 가능하다. 사실 이 부부는 매일 새벽 두부 만드는 재미에 빠져 술 빚는 날 빼고는 양조장을 비우는 일이 잦다. 실망하지 말고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 ‘황금콩밭’에 들러 제주콩으로 만든 달큰 보들한 두부를 안주 삼아 맑은 바당 한잔을 마셔보자. 양조장 문은 가끔 닫아 두더라도 황금콩밭 만큼은 매일 열어주기를 바라게 될지도 모른다. 양조장과 식당은 차량으로 10여분 남짓 거리이다.

 

  • 주소
  • (양조장)제주특별시 구좌읍 종달리 881-1 전화번호: 064-783-1775
  • (황금콩밭)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한동북 1길 4 전화번호 : 064-782-1775

 


 

 

대를 이어 제주의 술맛을 전하는 ‘제주 술 익는 집’

 

 

<제주술익는집 전경 및 소주 고리>

 

 

성읍민속마을 도로가에서 큼지막하게 보이는 ‘제주 고소리술 익는 집’ 간판을 보게 된다면 미리 차 세울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제주무형문화재 11호 ‘고소리술’ 전수조교이자 전통식품명인 84 호로 지정된 김희숙 명인이 이곳의 주인인데, 제주 돌집의 골격을 그대로 두고 깊이 있는 안목과 솜씨로 단장을 해 꼭 들어가 보고 싶어지는 양조장과 카페, 체험시설을 만들었다.

 

 

 

<제주술익는집 – 술 빚는 모습>

 

 

농토가 부족한 제주에서는 귀한 쌀 대신 오메기(좁쌀)를 써서 떡도 만들고 술도 빚어 마셨다. 육지에서는 주로 밀로 누룩을 만들어 발효제로 사용하는데 김희숙 명인은 제주 보리에 밀을 섞어 누룩을 띄운다. 이 누룩과 좁쌀 고두밥을 잘 섞어 발효시킨 맑은 오메기술 한 잔을 받아 들면 잘 익은 참외향이 훅 풍겨나고 산미도 적당해서 ‘한 잔 더!’가 간절해진다. 이 집의 또 다른 명물은 고소리술이다. 제주에서는 소주를 내리는 증류기(소줏고리)를 ‘고소리’로 불러왔는데 이 양조 도구의 이름이 그대로 술이름이 되었다.

 

 

<제주술익는집 – 제주 오메기 맑은술 / 고소리술>

 

 

오메기가 원료라서 오메기술, 고소리로 내려서 고소리술. 참 명료한 작명이다. 근래에는 용량도 적고 관리에 많은 수고가 따르는 옹기 소줏고리로 소주를 내리는 양조장을 찾기 어렵다. 김희숙 명인은 제주 흙으로 만든 고소리로 술을 증류한다. 그 엄청난 과정과 수고를 알게 되면 술잔에 남은 소주 한방울도 아까워진다. 제주의 시간을 품고 있는 ‘제주 술익는 집’은 이곳 푸른 섬을 찾은 술 애호가라면 꼭 방문해야 할 성지이다. 이 양조장의 명칭은 제주술익는집이지만 도로에서 보이는 간판에는 ‘제주 고소리술 익는집’으로 되어 있으니 유의할 것.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중산간동로 4726 전화번호 064-787-5046

 


 

 

전통에 제주의 맛과 현대의 기술을 더하다. ‘제주 샘주’

 

 

 

<제주 샘주 전경> 

 

 

제주 서쪽 애월의 바닷길을 따라 마을로 접어들면, 거대한 술병 모양의 돌탑이 인사를 한다. 제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생산하고 있고 수출량도 상당한 제주 샘주 양조장이다. 이곳의 오메기술은 좁쌀에 쌀을 더해서 술을 빚는데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다소 부드러운 술맛을 얻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거기에 한라산에서 나는 조릿대를 넣어 제주 바람 같은 청량함과 약성을 더했다. 제주 샘주의 오메기술을 증류한 40도의 고소리 술은 냉동고에 넣어 두었다가 꿀처럼 진득하게 하여 마시는 것이 제 맛이라 평하는 매니아들도 있다. 쌀과 제주 귤피를 써서 제주다운 맛과 향을 표현한 약주 니모메도 이 양조장의 인기술이다. 제주말로 니모메는 너의 마음에 라는 뜻.

 

 

 

<제주샘주 – 고소리 술>

 

 

제주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한 두 곳의 찾아가는 양조장이 있는데, 성읍의 제주술익는집과 이곳 애월의 제주샘주가 그곳이다. 양조장에서 체험관으로 이어지는 벽면에는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려주는 전시물이 있고 양조장 입구 한 편에 제주술과 제주샘주의 역사를 알려주는 작은 전시관도 마련되어있다. 이곳에 방문했다면 양조장 마당에서 샘 솟는 술물(양조용수)도 꼭 맛보고 오자. 단체 관광객도 넉넉히 수용이 가능한 체험관에서는 고소리술을 이용한 칵테일과 제주전통 발효 음료인 쉰다리를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원로 283 전화번호 064 799 4225

 

 


 

잠깐! 커피로 와인을 만든다구? 제주커피수목원

 

 

<제주커피수목원 전경>

 

 

제주에서 재배한 커피 생두로 만든 술 ‘제주몬순커피주’와 이 와인을 증류한 알콜도수 40도의 ‘커피냑’을 생산한다.

 

 

<제주커피수목원 커피냑과 커피 와인>

 

 

 

<제주커피수목원 전경>

 

 

농원에서 자라고 있는 커피나무도 볼 수 있고, 원두 커피내리기와 커피와인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멀리 보이는 산방산의 전망도 이곳을 방문할 이유 중 하나라는 평이다.

 

 

 

<제주커피수목원 전경 및 체험 가능 시설 >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136 전화 번호 : 064-792-5554

 

 


 

 

글 : 이현주 전통주 소믈리에 / 현주가 대표

 

 

이현주 전통주 소믈리에는 ‘현주가 대표’이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설립한 전통주 갤러리의 관장으로서 전통주의 맛을 제대로 알고 즐길 수 있도록 알려주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 전통주 소믈리에 대상을 수상한 한국 전통주 대표 소믈리에로서 저서인 ‘한잔 술, 한국의 맛’을 출간하여 수백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주부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생 양조장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전통주들을 소개하며 술에 담긴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