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Talk
XYZ 세대 양조인이 많아져야만 하는 전통주
2020-09-14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말이 방송에서 유행을 한다. 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비꼬는 것이다. ‘라떼’는 이제 젊은 세대가 일명 ‘꼰대’에게 붙이는 새로운 뜻을 담은 단어가 되었다. ‘라떼’라는 단어는 더 이상 까페라떼 만을 뜻하지 않는 시절이다.

 

 

 

‘라떼는 말이야~‘가 사용된 광고 / 출처 – 삼성생명 유튜브

 

 

 

최근에는 세대 구분을 XYZ로 하고 있다. X 세대는 베이비붐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1970년∼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로 정확한 특징을 설명하기 모호한 세대를 이야기한다. Y 세대는 밀레니엄 세대라고도 한다. 1981년∼1994년생을 이야기하며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오락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Z 세대는 1995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이야기하며 TV,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을 텍스트보다 이미지,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세대이다.

 

 

 

XYZ세대는 특징이 있다 / 출처 – 통계청

 

 

 

세대별 특성이 확연히 구분되다 보니 각 세대별 특성에 맞춰 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세대 구분 마케팅이 발달하고 있다. 세대별로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에 타깃별로 적합한 제품을 만들면서 마케팅도 달리 하고 있다. 그동안 전통주는 세대별로 타깃을 설정 하면서 제품을 만들거나 판매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젊은 층이 바라보는 전통주는 어른들이 마시는 ‘라떼는 말이야~~’의 대표 제품처럼 보였다.

 

전통주를 바라보는 젊은 층 다수의 시선은 ‘올드함’이다. 도자기에 담겨있는데 세련되 보이지 않고, 아재들이나 먹는 술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명절에나 마시던 술로 인지하고 있던 전통주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가장 큰 영향은 주류의 소비 형태 변화이다. 지속적으로 1인 음주, 작은 사치로서의 음주, 나만의 감성/개성을 표현하는 음주, 가벼운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젊은층이 전통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올드함이었다 / 출처 – 이대형 (본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음)

 

 

 

음주 문화의 변화와 함께 소비의 다양함이 전통주의 다양성과 결합되어 우리술을 마시는 층이 젊어지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빅 데이터를 이용한 전통주 소비 트렌드'(2018년 2월 발표)에 따르면 젊은 층의 전통주에 대한 이미지는 독특하고 트렌디한 쪽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가 반영되어 강남, 홍대, 이태원 등 20~30대들이 자주 찾는 장소에서 전통주를 과거보다 많이 즐기고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지수 역시 30~40대의 구매 비중이 50-60대 보다 높았고, 20~30대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구매 비율이 높았다.

 

 

 

30대 여성층에서 전통주를 많이 구매/ 출처-빅 데이터를 이용한 전통주 소비트렌드

 

 

이제는 마시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통주를 만드는 사람도 젊어 지고 있다. 양조장 위치도 물 좋은 지역이 아니라 소비자와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술을 잘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와 홍보에도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만든 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전통주 업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젊은 감각과 재미, SNS 마케팅 때문이다.

 

 

 

 

전통주 하면 생활한복에 항아리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습일 것이다

 

 

 

제품 역시 과거와는 다르다. 과거에는 고도수의 프리미엄 막걸리가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젊은 층이 마시기 쉬운 6도의 저도수 제품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술 이름, 병 디자인, 라벨 등에 최신 트렌드를 접목해 다양한 형태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석류와 히비스커스로 붉은색을 낸 8도짜리 막걸리, 라임이나 레몬, 홍차를 넣어 노란색을 낸 막걸리 등 다양한 원료를 사용해 젊은층을 공략한 전통주를 만들고 있다.

 

 

각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막걸리들 / 출처 – 업체 홈페이지

 

 

 

최근에는 각각의 다른 재료를 이용해 6가지 다른 색과 맛을 가진 막걸리를 만드는 양조장도 있다. 주니퍼베리, 라벤더, 꾸지 뽕잎, 카카오닙스, 케일, 블루베리, 레몬그라스 등 평소에 전통주에서는 사용하지 않던 재료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전통주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막걸리들은 일반 소비자들보다는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했다. 과거 와인에 있어 ‘컬트 와인’이 있었던 것처럼 이러한 막걸리들을 ‘컬트 막걸리’라 부를 수 있을듯하다.

 

* 컬트 와인 : 특유의 개성을 담고 있어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는 고품질의 와인

 

6가지 색과 맛을 가진 막걸리 / 출처 – 업체 인스타그램

 

 

젊은 양조인들을 위해 전통주 갤러리에서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했다.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청년 양조인들이 만드는 전통주를 8월 시음주로 선발하고 전시, 시음한 것이다. 젊은 청년들이 만드는 지역 특산주, 전통주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그들은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젊은 층의 유입이 다른 주종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 제조 외에도 새로운 유통 사업을 개발하거나 전통주 마케팅에 뛰어드는 젊은 층이 증가해야 한다. 시대에 맞는 전통주의 변화를 위해 젊은 양조인 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면서 그들을 무한도전을 응원한다.

 

 

 

 

 

청년양조인을 위한 전통주 갤러리 행사 / 출처 – 전통주갤러리

 

 

 

 


 

 

글: 이대형 박사
(경기도농업기술원 직물연구과 농식품개발팀)

 

 이대형박사는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연구사로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