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전통주 칼럼:: 청년 양조인의 유입, 변화하기 시작한 전통주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1-08-26
  • 조회수 1195

 

 

 

 

몇 년 전만 해도 청년 양조인(여기에서 양조인은 술을 만드는 사람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을 전통주 업계에서는 보기 어려웠다. 청년 양조인들의 유입이 많았던 제조업은 맥주였다. 수제 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맥주를 만들겠다는 청년들이 맥주 시장에 뛰어 들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맥주는 참신한 제품의 출시뿐만 아니라 젊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콜라보나 마케팅이 활발했다. 반면 전통주는 이러한 청년들의 유입과는 거리가 멀었고 ‘젊은 양조인’이라는 단어는 전통주 시장에서 낯선 단어였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은 청년 양조장들의 유입을 증가시켰다 @픽사베이

 

 

 

 

 

소비자들은 ‘전통주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면 생활한복을 입고 항아리에 막걸리를 빚는 모습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그동안 방송 등 미디어에 등장한 전통주 양조자의 모습이 이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통주 하면 ‘올드하다’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고, 젊은 사람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또한 전통주 시장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통주 시장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청년들이 이른바 ‘이 판’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술을 만드는 양조에서부터 온 오프라인 유통과 전통주 전문점까지 기존에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이들이 만든 술과 유통 방법은 전통주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변화에 둔감하던 전통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한강주조’는 ‘서울’이라는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공간에서 서울 쌀을 이용해 술을 만든다. 젊은 감각과 재미,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맛뿐만 아니라 부담감 없는 가격대로 기존 전통주를 좋아하던 사람 외에도 젊은 층까지도 흡수를 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에서 주목받고 있는 ‘술담화’ 역시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전통주 구독 서비스라는 새로운 유통 방법을 선보이며 전통주 소비층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소비층의 연령대가 젊다는 것과 소비자층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술담화’의 성공 이후 다양한 형태의 전통주 구독 서비스 업체가 만들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강주조는 새로운 마케팅으로 전통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한강주조

 

술담화의 전통주 구독 서비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판매 방식이다 @술담화

 

 

 

 

 

오프라인의 판매도 변화가 크다. 전통주의 오프라인 판매는 대형 할인점에서 인지도 있는 제품만 유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통주 바틀샵’ 이라는 새로운 오프라인 판매처가 생기면서 유통구조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술술상점’, ‘현지 날씨’등 전통주 바틀샵에서 전통주를 취급하면서 전통주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술로 만들었다. 특히, 이들이 취급하는 술들의 종류는 유명 제품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막걸리부터 한국와인, 증류주 등을 취급하면서 구매층을 넓히고 있다. 또한, 그동안 전통주를 마시는 곳 하면 파전과 막걸리가 대부분이었던 주점 형태의 술집 역시 젊은 대표들이 들어오면서 바뀌었다. ‘백곰막걸리’ 및 몇몇 전통주 주점들이 ‘전통주 점문점’이라는 새로운 외식 시장을 만들었다. 전통주 전문점들은 전통주와 음식의 페어링을 통해 전통주가 고급스러운 술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면서 전통주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를 했다. 이러한 전통주 전문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통주 소비의 일등 공신이 되고 있다.

 

 

 

 

 

전통주 바틀샵들은 전통주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술로 만들었다. @술술상점

 

전통주 전문점들은 전통주의 고급화 및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 @백곰막걸리

 

 

 

 

젊은 양조인들에게 있어 가장 주목할 점은 전통주를 ‘스몰 브랜드’ 제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스몰 브랜드’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 제품은 아니지만, 뚜렷한 개성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들이다.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젊은 양조인들에게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동안 전통주는 몇몇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며 시장이 정체되어 있었다. 하지만 젊은 양조인들은 그동안 볼 수 없는 제조법이나 원료들을 사용해서 기존 시장과 차별화했고, 특색 있는 술들로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면서 전통주를 인싸 아이템으로 변화시켰다.

 

 

 

 

 

다양한 원료를 이용한 전통주들로 인해 젊은 소비층의 유입이 많아졌다 @대동여주도

 

 

 

 

 

물론, 아직도 맥주와 와인 업계에 비해서는 젊은 층의 유입이 많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도 젊은 층의 관심과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통주 시장은 시장규모에 비해서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일지 모른다. 하지만 포화 시장 속에서 젊은 청년들이 좋은 아이디어나 발상의 전환만 있다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퍼플오션’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이후 젊은 층의 지속적인 유입이 전통주에 어떠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 해본다.

 

 

 

 

 

 

전통주는 지금 퍼플오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에듀진

 

 

 


 

 

 

 

글: 이대형 박사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식품개발팀)

이대형박사는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연구사로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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