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전통주 칼럼:: 우리술 '각자미​식' 하다 I 조완일 대표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2-12-07
  • 조회수 294

 

 

 

 

식품의 경우 외관(색상 등), 향(냄새), 맛(기본 맛), 식감(입안 느낌, 촉감), 소리 등 오감을 통한 맛 자극이 관능검사의 대상이 되지만 핵심은 향미(맛과 향)와 식감(입안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2006년부터 관능검사 전문기관인 ㈜센소메트릭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17년 동안 기업으로부터 의뢰받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맛을 평가한 6,000종의 제품 가운데 술은 몇 종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통의 소비자는 전문가와 달리 술도 삼켜야만 맛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할 수 있는데 알코올이 들어가면 술맛을 비교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 기업들이 활용할 소비자 반응 수집이 쉽지 않아서다. 그래서 술맛은 전문가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와인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술맛에 대한 전문가의 표현은 커피의 경우도 그렇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약간의 거리감이 있다. 술맛의 차이를 좀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종류마다 특징이 다른 술맛을 동일한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다면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요즘 각자의 사람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술을 좀 더 쉽게 선택할 수 있어 시장에 출시되는 수많은 다양한 술이 제대로 주인을 만나 시장에서 사라지는 일이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입맛 취향에 따라 우리술을 선택하는 방법 한 가지 제안해보고 싶다.

 

 


우리술 '각자미​식' 하다


 

 

각각의 사람(各自)이 자기가 좋아하는 맛을 즐기는 것(美食), 이것이 ‘각자미식’이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맛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맛에 도전하는 것이 쉬워진다. 내 입맛에 맞는 우리술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다양한 식품의 맛에 대한 데이터를 오랫동안 접하다 보니 ‘향미(맛과 향)가 풍부한지 아니면 담백한지를 하나의 축’으로 하고 ‘입안 느낌이 부드러운 편인지 아니면 거친 편인지를 또 다른 축’으로 해서 4개의 맛 영역(사분면)에 식품을 배정해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사분면: '풍부한 향미'와 '부드러운 입안 느낌'이 특징인 제품

2사분면: '담백한 향미'와 '부드러운 입안 느낌'이 특징인 제품

3사분면: '담백한 향미'와 '거친 입안 느낌'이 특징인 제품

4사분면: '풍부한 향미'와 '거친 입안 느낌'이 특징인 제품

 

 

관능검사 전문기관 (주)센소메트릭스​

 

 

또한 센소타입 검사키트(맛있음연구소)를 개발하여 5,000여 명의 맛감각 유형을 분석해보니 사람들의 입맛도 4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었다. 부드러운 것, 달콤한 맛을 선호하면 돌고래형, 튀긴 것, 짭짤한 맛을 선호하면 독수리형, 향이 강한 것, 매운맛을 선호하면 사자형, 그리고 담백한 것, 상큼한 맛을 선호하면 토끼형이라고 그 이름을 정했다.

 

 

사람들의 입맛 4가지

 

 

개인의 입맛 취향이 4가지 가운데 어떤 유형인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맛 취향 검사(www.sensotype.com/taste)도 만들었다.

 

재밌는 사실은 ‘사람들의 입맛 4가지’와 ‘4개의 맛 영역’을 그대로 겹쳤을 때 생기는 4개의 쌍이 어울림이 좋은 쌍이 된다는 것이다. 즉 돌고래형 입맛의 사람을 예로 들면 풍부한 향미와 부드러운 입안느낌(맛 영역의 1사분면)의 제품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조선비즈에서 2014년에 만든 ‘대한민국주류대상’이 2023년에 10년을 맞이한다. 이 행사의 파트너사인 센소메트릭스에서 탁주, 약/청주, 한국와인(과실주), 증류주/리큐르를 포함하는 우리술 카테고리의 전문가 맛 평가를 진행해왔고 2021년부터는 일반인과 전문가의 맛 교량 역할을 수행하고자 4개의 맛 영역에 우리술의 위치를 배정할 수 있는 평가척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우리술 각자미식하다’ 실천에 도움이 될 맛 지도(Sensory Map)를 그려보았다. 4개의 맛 영역 각각에 1사분면부터 ‘각’, ‘자’, ‘미’, ‘식’으로 이름을 부여하여 맛 지도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4개의 맛 영역과 우리술

탁주는 ‘풍부한 향미와 부드러운 입안 느낌의 술‘이다. 즉 우리술 전체를 놓고 보면 탁주는 ‘담백한 향미와 거친 입안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술이라는 의미다. 한국와인은 ‘풍부한 향미’가 특징이며 입안 느낌이 ‘부드러운 제품과 거친 제품’이 있는 술이다. 증류주/리큐르와 약/청주는 ‘담백한 향미’가 특징이며 입안 느낌은 ‘부드러운 제품과 거친 제품’이 있는 술이다. 그런데 약/청주의 ‘담백함’에 비하면 증류주/리큐르의 담백함은 다소 ‘풍부한 향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돌고래와 독수리 입맛의 사람들은 ‘풍부한 향미’가 특징인 ‘탁주나 한국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담백한 향미’를 선호하는 토끼형과 사자형 입맛의 사람들은 ‘약/청주나 증류주/리큐르’를 고르는 것이 탁월한 결정이 될 것이다.

토끼형과 사자형이 함께 약/청주를 즐긴다면 토끼는 부드러운 입안 느낌의 약/청주를 고르고, 사자형은 거친 입맛의 약청주를 고르는 것이 각자의 입맛을 존중하면서 함께 우리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4개의 맛 영역에 4개 카테고리의 우리술 위치를 동시에 표시했기 때문에 담백한 향미의 탁주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탁주 카테고리의 맛 지도를 들여다보면 담백한 향미가 특징인 탁주와 풍부한 향미가 특징인 탁주가 당연히 존재한다. 다만 똑같이 담백한 술이라 할지라도 어떤 종류인가에 따라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즉, 각 카테고리에서 담백한 향미 & 부드러운 입안 느낌이 특징인 제품을 한자리에서 맛본다면 각 카테고리에서 ‘담백함’이 최고인 술일지라도 약/청주 > 증류주/리큐르 > 한국와인 > 탁주 순으로 ‘담백함’에 정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왼) 약/청주, (오) 증류주, 리큐르

 

(왼) 한국와인, (오) 탁주

 

 

글: 조완일 (관능검사 전문기관 (주)센소메트릭스 대표이사)​

조완일 대표는 주관적인 영역으로 여겨지는 맛있음을 객관화하기 위해 행하는 노력을 이어가며,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대한민국 주류대상에 꾸준한 심사를 맡고 있습니다. 관능검사(식품이나 물질의 특성을 평가하는 방법)기관인 센소메트릭스는 심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주류대상에 평가 환경과 시설을 제공합니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