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전통주 칼럼:: 국내산 농산물 소비와 농업인 소득증대 등 산업적 측면에서 전통주 역할과 의의 l 정석태 박사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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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통주는 크게 크게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민속주와 지역특산주이다. 민속주는 주류부문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통식품명인이 제조한 술이며, 지역특산주는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하여 생산하고 있는 술을 말한다.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2010년도에 제정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전통주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방안들이 추진되었다. 우리술품평회, 우리술품질인증, 찾아가는 양조장, 우리술교육기관 지정,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 등 많은 사업이 추진되어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는 약육강식이 아닌 약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전통주를 생산하고 있는 소규모 업체와 일반주류를 생산하고 있는 대규모 업체와의 상호경쟁을 통한 상생의 터전을 마련하였다는 데서 큰 의의가 있다.

 

 

2018년도 기사에 따르면, 음주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1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하는 술에 대한 활성화 정책을 정부 부처에서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 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통주 산업 활성화 정책은 우리 국민에게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2020년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술 소비량은 순 알코올로 환산하여 7.74L인데, 이때 소비하는 술은 희석식 소주와 맥주가 대부분이며, 이들 주류의 생산에는 주로 수입산 농산물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문제점이 있다. 어차피 소비하는 술이라면 우리 농산물로 만든 술인 전통주를 마시는 것이, 농업 생산성 유지와 농업인 소득증대를 통한 우리 농촌을 살리는 길이라는 데서 전통주 산업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가 글로벌 농산물 공급사슬을 뒤틀며 세계 식량 대란을 불러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 기준 시카고 선물거래에서 밀의 톤당 가격이 405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43%나 올랐다고 한다. 밀 가격이 오르면 그 대체재로서 쌀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식량은 안보다’. 우리의 주식은 쌀이고 우리의 식량안보는 곧 안정적인 쌀 생산에 달려있다.

 

 

 

우리나라의 ‘21년도 쌀 생산량은 388만2천 톤이었다. 가정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82.5%이고 가공용으로 이용되는 것이 17.5% 정도 된다. ‘21년도 양곡 소비량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2021년도 1인당 쌀 소비량은 2011년 대비 20.1%나 감소하였다. 쌀의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 곡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뜻이고, 우리의 쌀 생산 원동력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용으로 줄어드는 쌀 소비량을 가공용으로 상쇄하지 않으면 우리의 쌀 생산기반은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의 식량안보도 지킬 수가 없는 것이다. 가공용으로 사용하는 쌀은 21년도 기준 68만157t인데 주정 및 탁·약주용으로 소비되는 비율이 29.2%로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쌀 소비에서 주류 정책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통주 중에 우리 농산물 활용 촉진과 관련하여 민속주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향후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바로 지역특산주이다. 지역특산주는 공장 소재지 및 인근 시군구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하여 제조되고 있는 주류를 말한다. ‘연도별 지역특산주 면허 현황’에서 볼 수 있듯이, 2020년도 지역특산주의 총 면허 수는 1219건으로 2016년 대비 51.8%가 증가하였다. 탁주는 71.7%, 약주는 60.0%, 일반증류주는 63.8%, 증류식 소주는 무려 205.9%나 증가하였다. 증류식 소주는 ‘쌀 먹는 하마’다. 밥 한 공기의 쌀로 40도 소주 겨우 반 컵(소주잔 2잔) 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역특산주 면허의 급격한 증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주세의 50%를 감면해주고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인센티브가 주효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우리 농산물 소비와 농업인 소득증대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전통주 산업 활성화 정책은 전통발효기술의 수호뿐만 아니라, 우리 농산물의 생산을 유지하고, 고용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식량안보 차원에서 우리의 주식인 쌀의 생산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글: 정석태 박사 (팡이발효연구소 소장) 

정석태 박사는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식품과 농업연구관으로 근무했으며 『양조기술』, 『전통발효식품(표준영농교본)』, 『과실주개론』, 『전통주 칵테일』 공저자입니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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