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전통주 칼럼:: 왜 요즘 막걸리는 독특할까?l 정기웅 PD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3-11-28
  • 조회수 977

 

전통주를 잘 모르는 분들을 대상으로 시음회를 다녀보면, 전통주가 뜨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다는 분들이 꽤 많다. 나는 시음회를 진행하면 최근 마셔본 막걸리를 꼭 물어보는 편이다. 보통 10명이 있다면 한두 분은 전통주 (지역특산주) 막걸리를 언급하고는 한다. 보통 전통주점, 미디어 덕분이다. 즐거운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시음회 도중 '독특한 요즘 막걸리' 들을 소개하면 놀라시는 분들이 많다. 전통주 업계에서 바라보면 안 독특한 신상품이 없을 정도로 다채로워진 주종이 '막걸리'인데, 아직 대중적으로는 많이 퍼지지 않은 모양이다.

 

출고가 11만 원의 해창 롤스로이스 막걸리 (출처 : 술담화 유튜브)

 

스타워즈와 공식 콜라보한 스톰 탁주 (출처 : 밀양클래식술도가)

 

이처럼 독특한 막걸리들이 하루가 다르게 출시되는 배경은 뭘까? 물론 여러 요인이 있다. 일단, 막걸리는 주세가 낮다. 리터 당 주세가 800원대인 맥주에 비해, 탁주 (막걸리)의 주세는 40원대이다. 또한, 탁주는 '지역특산주', '소규모 주류 제조 면허' 등 규모가 작은 사업자를 위한 제도적 문턱도 낮은 편이다. 이에 더해, 탁주를 빚은 뒤 여과를 거쳐야 하는 '약주', 그리고 이를 증류기에서 가열해 증류해야 하는 '소주'에 비해 양조 과정도 비교적 단순하다. 무엇보다 시음회에서 물으면 '약주'는 들어본 적도 없는 분들이 많지만, 대부분 한국인이라면 '막걸리'는 제법 마셔봤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인식도 신생 탁주 양조장을 지원하는 뒷심이 된다.

 

이번 칼럼에선 다양한 요즘 막걸리들을 제조 방법에 따라 크게 두 분류로 나눠보고자 한다. 일단, 누룩이다. 누룩은 우리나라 전통 방식의 발효제이다. 곡류(주로 밀)를 굵게 간 뒤, 반죽하여 우리가 아는 누룩 모양으로 뭉친다. 그러면 수분 때문에 자연 중에 존재하는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이 모두 누룩에 붙어 자라나게 된다. 따라서 누룩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이론상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장점으로는, 다양한 균이 작용하다 보니 술의 복합 미가 올라간다. 그러나 술의 퀄리티를 매번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출처 : 술담화 유튜브

 

막걸리가 누룩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장수, 지평 막걸리, 그리고 대부분의 마트 속 지역 막걸리들은 사실 누룩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룩이 일부 사용되기도 하지만) 사실 상당수는 입국으로 만들어진다. 누룩과 입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입국은 인공적으로 제조자가 원하는 균만을 접종하여 배양한다는 점이다. 입국은 일반적으로 가루로 만든 쌀에 소수의 균만으로 구성이 된다. 이러한 입국과 효모를 사용하면, 의도한 맛을 깔끔하게 가진 술을 만들기 용이하다. 또한, 양조 시 품질 관리와 안정성에 유리하여 많이 사용되는 양조 방법이다.

입국을 사용해 양조하는 나루생막걸리 (출처 : 술담화)

 

누룩과 입국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방식인지를 말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면, 입국을 사용하면 현대적인 방법으로 안전하게 양조할 수 있다. 하지만 입국이 일본 사케 양조에서 온 방식이기 때문에 '전통주'에는 누룩을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막걸리 시장을 살펴보자면, 사실 입국 막걸리를 찾기가 훨씬 쉽다. 그러나, 누룩에서만 낼 수 있는 맛, 역사성, 스토리 등을 위해 여전히 누룩을 사용하는 양조장의 수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두 종류의 막걸리를 모두 환영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누룩과 입국으로 만든 막걸리의 맛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어울리는 부재료도 달라진다. 요즘 막걸리의 큰 트렌드 중 하나는 기존의 막걸리에 사용되지 않던 부재료를 폭넓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바질, 로즈메리, 민트, 멜론 등의 다양성이 막걸리에 녹아들고 있다. 이러한 부재료의 맛이 누룩과 입국에 각각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신상 막걸리를 마셔보는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다.

 

바질을 사용해 주목을 끌었던 '너디호프' (출처 : 술담화)

 

막걸리의 변신은 끝이 없다. 앞서 말했듯 발효제와 부재료의 조합은 무궁무진하다. 쌀 대신 밀을 쓸 수도 있다. 최근엔 로스팅한 쌀을 사용한 막걸리도 출시됐다. 맥주 효모를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살균해도 맛이 달라진다. 하루하루 새로운 막걸리가 출시되는 것을 보며, 양조장 입장에선 시장의 이목을 끌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소비자의 관점에서, 새로 주문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주 즐겁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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