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전통주 칼럼:: 장새별의 한국술 칵테일 이야기 "김진환 바텐더가 말하는 아이엠더문의 매력"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1-12-09
  • 조회수 1291

 

 

 

 

고대하던 바가 오픈했다.

내로라하는 바들을 거쳐, 월드 클래스 코리아(바텐더들의 창의성과 실력을 겨루는 국제 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한국 대회) 우승까지. 필드에서 견고하게 경력을 쌓아온 김진환 바텐더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바를 선보인 것이다. 자리를 둘러보는 데만 걸린 시간도 1년. 바 <스왈로>는 지난 9월 말, 한남동 골목에 간판 없이 불을 밝혔다. 손님을 마주하지 않았던 긴긴 준비 기간 동안에도 바텐더가 스스로를 연마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칵테일 몇 잔으로도 알 수 있었다.

 

 

 

 

 

 

 

 

데킬라와 토마토, 트러플 오일의 흐트러지지 않은 조화, 인도 전통 음료인 라씨를 모티프로 만든 바질 라씨 칵테일, 베토벤이 작곡비를 와인으로 받고 매일 새벽에 원두 60알을 세어 커피를 내려 마시던 습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한 잔까지. 베테랑 바텐더로서의 공력과 새내기 오너로서의 시도가 균형을 이루는 칵테일 메뉴들이 채워져 있었다.

 

아쉽게도 한국술 칵테일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바에서 메뉴판 이상의 메뉴판은 백 바 BACK BAR에 있는 법. 몇 번을 들락거리며 한편에 놓여있는 한국술들이 눈에 밟히던 차, 칵테일로 마실 수 있겠냐고 물었다. 가오픈 기간이라 메뉴 개발이 덜 끝난 상태지만 간단한 것들은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칼럼을 처음 썼을 때도 밝혔지만, 한국술을 테마로 삼지 않은 곳에서도 한두 개 정도의 칵테일을 마실 수 있을 때, 게다가 바텐더의 입에서 ‘간단한’이라는 표현을 들을 때면 감회가 정말 새롭다. 술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이 기울여온 한국술에 대한 관심은 이런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김진환 바텐더가 고른 술은 ‘아이 엠 더 문’. 조은술 세종의 쌀 증류주 ‘이도’를 베이스로 사과, 포도, 딸기, 블러드 오렌지, 망고까지 다섯 개의 과일을 녹여낸 리큐르다. 그는 “정말 잘 만든 술”이라고 말하면서, 너무 잘 만들어진 덕에 바텐더로서 고민도 많았던 술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환 바텐더와 아이 엠 더 문의 인연은 해당 술이 출시되던 시점부터 이어져왔다. 당시에 리큐르와 함께 소개할 칵테일 레시피를 요청받았던 것. “마트에 가서 식재료만 50만 원 정도를 샀어요. 수많은 테스트를 했는데, 아이 엠 더 문이 워낙 다채로운 풍미를 조화롭게 담아내고 있어서 어렵더라고요. 얼음만 타서 마셔도 정말 맛있거든요. 그래서 이 맛을 해치지 않는 심플한 레시피로 만들었어요.”

 

 

 

 

 

 

 

 

 

아이엠더문에 레몬주스와 자몽 탄산수를 넣거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달걀 흰자, 아이엠더문을 블렌더에 넣고 간 뒤 탄산수를 넣어 완성하는 식의, 집에서도 간단히 따라 할 수 있는 칵테일들이 그것이다. 해당 레시피는 아이엠더문 홈페이지에서 (www.iamspirits.com/recipe1.html) 확인이 가능하다.

 

스왈로에서 받아든 칵테일 역시 달걀 흰자, 레몬주스를 더해 셰이킹을 한 사워 타입의 간결한 한 잔. 부드러운 거품 뒤로 아이엠더문의 다채로운 과일 풍미가 통통 튕겨져 나왔다. 리큐르만 따로 맛을 보니 너무 잘 만들어서 오히려 바텐더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는 아이러니가 십분 이해됐다. 김진환 바텐더는 칵테일에 다양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당도와 도수가 조금 더 높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더했다. 아이엠더문이 국내 양조장과 협업하여 한국술을 다채롭게 소개하는 플랫폼이니 만큼, 이런 소통을 통해 탄생할 또 하나의 작품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글: 장새별 (F&B 전문 에디터)

먹고, 주로 마시는 선천적 애주가다. 블루리본서베이, 식품 신문사를 거쳐 미식 매거진 <바앤다이닝>에서 오래 일했다. 퇴사 후에도 레스토랑과 바를 찾아다니며 일과 취미의 경계가 허물어진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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