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전통주 칼럼:: 우리술 즐기는 다양한 음용 방법 I 전재구 대표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1385

인스타그램 @tastespace92

 

 

최근 음주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하나의 흐름은 도수가 높은 술보다는 도수가 낮은 술을 선호하는 것이고, 또 하나의 흐름은 <취하는> 문화에서 <즐기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주위를 보면 분위기를 즐기고, 음식과의 궁합을 즐기며, 술 자체의 향과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명절에나 마시던 ‘아저씨’ 술로 여겨지던 전통주에도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전통주를 만드는 사람들도 젊어지고 있고, 전통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젊어지고 있다. 최근 전통주를 판매하는 샵도 점점 늘고 있다. 소위 말해서 과거에 젊은 사람들은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전통주가 이제 ‘핫(Hot)’한 주류가 된 것이다.

 

이렇게 빠른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전통주를 마시는 방법은 별로 변화가 없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음용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같은 술이라도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맛이 전혀 달라진다. 무더운 여름날 칠링이 전혀 안된 맥주를 마신다고 상상해 보라. 향이 중요한 와인이나 싱글몰트위스키를 샷 글라스에 마신다고 상상해 보라. 청량감이 있고 부드러운 타입의 소슈와 같은 사케를 훈제요리와 함께 마신다고 상상해 보라. 그렇다면 우리술을 더 맛있게 마시기 위한 음용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좌) 호랑이 배꼽 막걸리 @yoleezip, (우) 금설 @namdobanju

 

 

첫째, 물이나 얼음을 넣지 않고 그냥 마시는 방법이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는 방법인데 니트(Neat)라고 한다. 알코올 자체를 즐기는 경우에 적합한 방식으로, 주로 막걸리나 약주 등 도수가 낮은 술의 경우에 흔히 사용한다. 니트로 마실 경우에 술을 맛있게 마시기 위해 중요한 요소들로는 술의 보관상태, 상황(TPO), 술의 온도, 술잔, 음식, 서브하는 사람의 기술 등이 있다.

 

둘째, 특히 싱글 몰트위스키와 같은 증류주의 경우 물을 몇 방울 넣어서 마시는 방법이 있다. 소량의 물을 첨가하면 향과 맛을 강화시켜 주고 밸런스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향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코를 찌르거나, 도수가 너무 높아서 목으로 넘기기에 힘들 경우 물로 희석을 시키면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고 목 넘김도 부드러워진다. 보통 원하는 향과 맛을 찾을 때까지 조금씩 첨가하기도 한다. 어떤 과학자들은 물이 불쾌한 향미를 일으키는 화학 물질을 가두거나, 맛있는 요소를 표면으로 끌어내주는 역할을 한다고 여긴다.

 

 

 

 

 

전통주 하이볼 @aldung_first

 

 

셋째, 얼음을 넣어서 마시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부드럽고 시원하게 마실 수 있으나, 향미는 약화되고, 상황에 따라 쓴맛이 강조되기도 한다. 얼음이 클수록 천천히 녹아서 묽어지는 속도를 느리게 한다. 사용하는 얼음으로 아이스 볼(Ice Ball), 큐브드 아이스(Cubed Ice), 크러시드 아이스(Crushed Ice) 등이 있다.

 

넷째, 하이볼(Highball), 사워(Sour), 콜린스(Collins), 슬링(Sling), 토디(Toddy) 등 다른 음료를 혼합해서 칵테일로 즐기는 방법이 있다. 흔히 6대 증류주라고 불리는 진(Gin), 럼(Rum), 보드카(Vodka), 테킬라(Tequila), 위스키(Whisky), 브랜디(Brandy)의 경우 다양한 칵테일 레시피가 있다. 최근의 웰빙, 홈술, 저도주 선호 트렌드와도 통할뿐더러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아울러 단순한 술을 넘어 문화, 라이프 스타일과 결합을 해야 한다. 스토리텔링, 전용 글라스, 미니어처 등도 중요한 요소들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이지만 지난 7월에 코엑스에서 개최된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우리술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단순히 부모의 양조장을 물려받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확고한 철학을 가진 사람들의 유입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아울러 전통주를 아저씨 술이라고 치부하던 젊은 층의 관심이 확실히 높아진 지금 아주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예전 막걸리가 유행하던 때와는 분명 분위기가 다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부의 지원도 지속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 부디 이 좋은 기회를 잘 살려 나가기 바란다.

 

 

 

 


 

 

 

 

 

글: 전재구 대표

칵테일, 와인 등 술과 글로벌 매너를 강의 중이고, 거주지 밀착형 바인 루이스 바 총괄대표로서 좋은 바 100개 만들기를 추진 중이며, 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음료강사협의회 회장, 대한칵테일조주협회 서울지회장,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부회장, 국가기술자격 정책심의위원회 위원,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전문위원, <화요 칵테일 챔피언십> 등 각종 칵테일 대회 심사위원, <아시아와인트로피> 등 각종 와인품평회 심사위원,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등 각종 전통주 품평회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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